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절기 ‘추분’

24절기 중 16번째 절기인 추분(秋分)은 태양이 황경(태양계 천체의 위치를 나타내기 위해 만든 황도좌표계에서 사용하는 좌표값) 180도에 달한 때를 말합니다. 백로한로의 사이에 위치하며, 양력으로는 9월 22일~9월 23일 경에, 음력으로는 8월에 찾아옵니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추분'

하지(夏至)를 지나면서 낮의 길이가 점점 짧아져 추분에 이르면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집니다. 그리고 이 추분이 지나고는 점점 낮보다 밤의 길이가 길어져 바야흐로 여름이 가고 가을이 왔음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기상학적으로도 가을이 시작되는 시점을 추분 전후로 보고 있습니다.

 

추분의 날씨

추분의 날씨

추분(秋分)은 오곡백과(五穀百果)가 풍성한 시기로, 음력 추석도 보통 이 시기에 찾아오지만 태음력이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추분과 관련된 속담 중 “추분이 지나면 우렛소리 멈추고 벌레가 숨는다.”“덥고 추운 것도 추분과 춘분까지이다.” 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옛 문헌에서는 추분 무렵의 징후를 세 가지로 표현하여 우렛소리(천둥소리)가 비로소 그치게 되고, 동면을 하려는 벌레들이 흙으로 창을 막으며, 땅 위의 물이 마르기 시작한다고 하였습니다. 이는 추분을 기점으로 밤이 길어지면서 본격적인 가을로 접어들어 천둥이 더 이상 치지 않는 기상 변화가 오고, 벌레들이 추위를 피하기 위해 둥지의 입구를 막아 작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추분과 춘분(春分)은 모두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시기지만 여름의 더위가 아직 남아 있는 추분의 기온이 약 10도 정도 높습니다.

 

추분의 풍습

추분의 풍습 - 고추말리기

먼저 추분에는 수확의 계절답게 ‘가을걷이’를 하였습니다. 논과 밭의 곡식을 거두어 들이고 목화를 땄으며 고추도 따서 말렸습니다. 겨울을 나기 위해 각종 나물을 할 수 있는 호박고지, 깻잎, 고구마순 등도 거두었으며, 산채를 말려 묵나물을 준비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국가에서는 수명장수(壽命長壽)를 기원하는 노인성제(老人星祭)를 지내기도 하였는데, 이는 노인성(老人星)이 인간의 수명을 관장한다고 여긴 데서 비롯된 풍습으로 고려시대에는 잡사(), 조선시대에는 소사()로 규정하였습니다.

 

추분과 농사

추분의 농사 - 벼베기

추분도 우리의 옛 농경사회와 관련된 24절기 중 하나로 농사와 관련된 몇몇 풍속들이 있습니다.

먼저 옛 선조들은 추분에 부는 바람을 보고 이듬해 농사를 점치곤 하였습니다. 만약 이날 건조한 바람이 불면 다음 해에는 농사가 아주 잘되어 대풍(大豐)이 든다고 생각하였고, 작은 비가 내리면 길하고 날이 개면 흉년이라고 믿었습니다.

또한 만약 추분이 사일(社日)* 앞에 있으면 쌀이 귀하고, 그 뒤에 있으면 풍년이 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바람이 건방(方)**이나 손방(巽方)**에서 불어오면 다음 해에 큰 바람이 있고 감방(坎方)**에서 불어오면 겨울이 몹시 춥다고 생각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상으로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며 본격적인 가을을 알리는 절기, 추분(秋分)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이제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며 일교차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감기에 걸리지 않게 모두 건강에 유의하시고, 풍성한 수확의 계절과 같이 모두의 마음에 행복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 사일(社日) : 봄과 가을에 토지신에게 제사지내는 날
** 건방(方) :  팔방의 하나. 정북(正北)과 정서(正西) 사이 한가운데를 중심으로 한 45도 각도 안의 방향
** 손방(巽方) : 팔방의 하나. 정동(正東)과 정남(正南) 사이 한가운데를 중심으로 한 45도 각도 안의 방향
** 감방(坎方) : 팔방의 하나. 정북(正北)을 중심으로 한 45도 각도 안의 방향으로 북쪽을 이름

 

 

Leave a Comment